어른이 됐고

이석훈

가만히 그 시절 둘러보면

뜨거웠던 여름 하늘 아래

마음을 다쳐 주저앉기도 했던

어린 날의 나의 곁에 니가 있었지

 

다정히 날 불렀던

목소리가 희미해질 무렵

어른이 됐고

뒤늦게 이해했어

고마워

그때 너에게

 

푸르던 계절이야

지금도 이 맘때 즈음이면

날 찾아와

 

봄이 피운 꽃잎 같고

날아오른 나비 같아 한참을

옆에 있는 그것만으로

나의 역할을 찾아낸 것 같았어

 

그러나 그 시절 둘러보면

뜨거웠던 여름 하늘 아래

마음을 다쳐 주저앉기도 했던

어린 날의 나의 곁에 니가 있었지

 

천진함을 감싸는

사랑은 순수를 남겨둔 채

어른이 됐고

뒤늦게 이해했어

고마워

그때 너에게

 

한여름의 구름 같고

그늘 아래 나무 같아 매일을

함께 있는 그 순간에도

너보다 너를 필요로 했던 것 같아

 

가만히 그 시절 둘러보면

뜨거웠던 여름 하늘 아래

마음을 다쳐 주저앉기도 했던

어린 날의 나의 곁에 니가 있었지

 

다정히 날 불렀던

목소리가 희미해질 무렵

어른이 됐고

뒤늦게 이해했어

고마워

 

어느새 여름 지나

선선한 바람이 가을의

시작을 알리고

 

단 한 번의 계절을

또 한 번 그리워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