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나타샤

소금기 가득한 바람을 맞으며

늘어진 내 그림자를 쫓아보아도

손 닿을 듯 저기 멀어지기만 할 뿐

너무도 우스꽝스러워

 

끊어진 비명소리 위로 또

남겨진 이름들을 소리쳐

그 열기 속에서

 

계절 끝에 숨은 우리의 약속들을

언젠가 모두 다 잊어버린다 해도

쓰라린 성장통 속에 무릎을 움켜쥔

나는 작은 어른이 되어

 

먼 훗날에 여길 다시 찾아오고선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나간다면

뒤돌아선 채 조용히 눈물을 훔치던

나의 모습만 남겨 주길 바라

 

속절없이 달래던 메마른 향수가

이제는 그릴 수 없는 환상이라도

떠나야 하는 결말은 지금 다가와

가만히 너를 보고 있어

 

사라진 함성소리 위로 또

초라한 내 사랑을 되짚어

그 열기 속에서

 

계절 끝에 숨은 그 많은 미련들이

언젠가 모두 사라진다고 해도

낯선 바다에 던져진 자그마한 아픔을

부디 떠올려주기를

 

계절 끝에 숨은 우리의 약속들을

언젠가 모두 다 잊어버린다 해도

쓰라린 성장통 속에 무릎을 움켜쥔

나는 작은 어른이 되어

 

먼 훗날에 여길 다시 찾아오고선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나간다면

뒤돌아선 채 조용히 눈물을 훔치던

나의 모습만 남겨 주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