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믿을래

김수영

다시 보는 것도

좋아했던 것도

이제는 아무것도 내겐 없었어

 

보고 싶던 것도

사라지던 것도

아무렇지 않은 척들을 했었어

 

그렇게 믿을래

그게 마음이 편하니까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그렇게 믿을래

우리 돌아가고 있던 것들도

없어졌던 거야

 

다 지키고 싶던 너와 나의 모든 시간들

그 속에서 사라지던 말들

거짓말 같은 말로 놓고 싶지 않았어

그렇게 믿을래 그냥 그렇게 믿을래

 

잊혀지는 것도

떠나려는 것도

아무것도 난 잡을 수가 없었어

 

지나치지 않았던 우리 만남도

이젠 잡을 수 없다는 것도 다 알아

또 모른 척할 수밖에 없었던

내 마음을 아는지

 

또 지키고 싶던 너와 나의 모든 시간들

그 속에서 사라지던 말들

거짓말 같은 말로 놓고 싶지 않았어

그렇게 믿을래 그냥 그렇게 믿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