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멍

김대연

의미 없는 나날과

쓸쓸한 시간이

우릴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한숨 가득했던 미련 많은 기억이

하나둘씩 이제 사라졌어요

 

돌에 걸터앉아 환한 가로등 아래에서

지친 하루 위로하는 바람을 느끼며

우리 탓 아니니 울지 마요

 

나처럼 텅 빈 넓은 바다를 빤히 바라봐요

어두운 밤이 지나기 전에

후회를 파도에 털어놓아요

 

기나긴 하루가

저물어 갈 때면

우릴 안아주는 해변에 가요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티던 시간이

우릴 여기까지 데려왔어요

 

조용한 방에 갇혀도 빛을 따라가고 있으니

거센 파도 위 길을 헤매는 듯해도

우리 꽤 잘하고 있어요

 

나처럼 텅 빈 넓은 바다를 빤히 바라봐요

어두운 밤이 지나기 전에

후회를 파도에 털어놓아요

 

쌓아왔던 지친 마음 놓아줄 때 되면

힘들었던 내 하루가 의미 있을까요

 

나처럼 텅 빈 넓은 바다를 빤히 바라봐요

어두운 밤이 지나가기 전에

후회를 파도에 털어놓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