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발

조춘복씨

아아

나는 작은 마음에

잔뜩 꿀을 발라두곤

사람을 기다려

아아

나는 잔뜩 모였던

여럿 오가는 사람들

맘을 잔뜩 주곤

아아

무심한 돌이 쌓여

돌이 닿지 않는 그곳

돌아갈거야

아아

나는 까치발로 서

이빨이 닿지 않는 곳

달아날거야

어느덧 맹수가 무서워 올라갔던 높은 나무 위의 나는 내려가기 무서워

다시 땅을 밟아 내가 머물 수 있는 장소도 좋아하는 보라꽃도 찾으러 못 갈거야

아아

나는 도망 나오곤

그게 버릇이 되어 난

까치발로 서있네

아아

도망은 너무 쉽고

익숙한 향이 벤 이곳

떠나지 못할 걸

어느덧 맹수가 무서워 올라갔던 높은 나무 위의 나는 내려가기 무서워

다시 땅을 밟아 내가 머물 수 있는 장소도 좋아하는 보라꽃도 찾으러 못 갈거야

오 나는 맹수를 쓰다듬다 물린 이빨 자국을 마음에 심어서

다시 땅을 밟아 내가 머물 수 있는 장소도 좋아하는 보라꽃도 찾으러 못 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