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순응

밤마루

세상은 내게 아픈 질문만 던져놓곤

틀린 날 밀어버리네

다들 그렇지 하며 아닌 척 눈 감고서

어둠에 몸을 맡길 때면

 

길 잃은 밤 속 우리의 노랫말들을 난 떠올려

이리저리 뒹굴어 더러워졌지만

목 놓아 외친 그 시간들이

나에게 길을 보여준다면

 

괜찮을 거야 우리 여기에 잠들어도

이 어둠에 맞선다면

달라질 거야 우리 언젠가 보일 거야

말로만 했던 그곳이

 

서툰 우리의 말들이 가끔 서로를 찌른다면

그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오겠지

그럼 언젠가 우리의 밤도 별도 달도 없이

밝아 있겠지

 

세상은 내게 아픈 질문만 던져놓곤

세상이 내게 아픈 질문만 던져줘도

틀린 날 밀어버려도

괜찮을 거야 어두운 밤들이 휘감아도

조금씩 밝아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