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깼어

제이켠(J'Kyun)

자다 깼어 나 한참을 멍하니 때워

엄마, 물 한 잔만 할 수 없어서 눈 매워

갈수록 어려워지는 감정 조절

정리가 안 되는 메모

어질러진 책상이랑 방은 그대로

 

외로움을 배워

‘고독’이란 단어가 너무 써서

소주 한 병 폼 잡아봤어

그래 어때, 뭐

 

불면증 같은 너를 떼어내는 게 힘들다면

받아들이면 되지, 그대로

꾹꾹 눌러 쓴 편지가 내 마음 한켠에 녹아있어

 

야, 근데 나만 두고 너 어디 가

갈라진 목소리, 떡진 머리가

거울 안에 들어있는 새끼가 너무 싫다

한참을 노려봤어

근데 달라지는 건 없더라

 

다른 놈들 다 멋있게 잘 사는 것 같은데

어쩌라고, 나만 이렇게 방황하는 이유

돈도 안 모이고, 사랑도 버거워서

자꾸 기웃기웃

 

배가 좀 고프다, 새벽에 깬 내가

말할 데 없더라, 냉장고를 열었어

불빛이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났어

냉장고 불빛이 예뻐서 눈물이 났어

 

잠시 흐르는 빗소리, 눈뜬 밤

자다 깼어, 혼자만 있는 것 같은 새벽

위스키가 땡겨, 근데 니가 없네

잠시 환청이 막 들려와

 

자다 깼어, 혼자만 있는 것 같은 새벽

짜증나, 니가 내 머릴 때려

 

솔직히 다 똑같이 살잖아, 다 똑같이

솔직히 다 똑같이 살아, 다 똑같이

 

음치 새끼가 취해 노랠 하니 웃기지

병X 같다고 느껴, 가끔 나도 이런 내가

 

우리 예쁜 냥이 녀석들

밥 달라고 올려다보면서 애교를 떠는 모습도

이젠 없네

자주 못 만져줘서 미안해

걔네 머릴 쓰다듬어주던 내 무표정, 미안해

 

엄마, 잘 살고 있다고 뻥쳐서

환희야, 잘 살자 진짜 우리

내가 빵 떠서 갖고 싶은 거 다 사줄게

싸인도 받아줄게, 유명한 사람들

니가 항상 활짝 웃게

 

X발, 니들이 뭘 안다고 자꾸 떠들어

내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

 

이 허물어지는 내 정신상태를

누가 감당할 수 있어, 내가 아니면

어? 니가 뭘 알아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이제 좀 자자, 제발

출근해야 하니까 좀 자자, 제발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Na-na-na

Na-na-na

 

자다 깼어, 자다 깼어

자다 깼어, 자다 깼어

 

도착지 없는 내 대사

말할 데 없는 내 생활

들어줄 수 있어?

 

자다 깼어, 자다 깼어

자다 깼어, 자다 깼어

 

플라스틱 녹는 냄새만큼 지독한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