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문이 닫히면

신예영

아득히 멀어지는 날 부르던 목소리

안개속에 갇힌 것만 같아서

어디에 있는 건지 다 보이지가 않아

더 멀리 떨어질까 봐 두려워

언제부터 그랬던 걸까

우리 사이 틈이 벌어진 건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

내 손을 잡고서

주저하지 말고 뛰어봐

여기 시간의 문이 닫히면

영원히 너를 잃을 것 같아

더 서둘러 우리

처음 그 순간으로 날 데려가 줘

시간의 문이 열리던 그 때로

조금만 더 가까이 손을 내밀어 줄래

내게로 다가와 준 그 날처럼

시간이 쌓일수록 변해갔던 모습들

서로가 끝을 향해 갔던 날들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이미 벌어진 우리의 거리

캄캄한 밤 날 혼자 두지 말아줘

밝게 날 비춰줘

저기 저 하늘의 별처럼

여기 시간의 문이 닫히면

영원히 너를 잃을 것 같아

더 서둘러 우리

처음 그 순간으로 날 데려가 줘

시간의 문이 열리던 그 때로

잘 지내는 건지 궁금해할 일 없이

항상 내 곁에 있어줘

조금 더 널 재촉해 볼게

맞아 네가 생각하는 그거

지금껏 내가 원했던 거야

어려운 건 아냐

마음이 가는 대로 가보는 거야

종이 울리기 전에

지금 여기 시간의 문이 닫히면

영원히 너를 잃을 것 같아

더 서둘러 우리

처음 그 순간으로 날 데려가 줘

시간의 문이 열리던 그 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