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810
전희찬우리 두 손 꼭 잡고 걷던 예쁜 길가도
이제 가슴 아픈 추억이 되어
언제부터였는지 어디서부터 였는지
나조차도 모르게 빠져들어
한여름 습기처럼 또 보슬비처럼
홀딱 젖는지도 모르고
한 방울, 한 방울, 한 방울, 한 방울
소중하게 받아들였어
내 어깨에 기대어 바라보던 바닷가도
아리고 아리는 추억이 되어
사랑스럽던 눈빛, 부드러웠던 살결도
이젠 볼 수 없는 추억이 되어
우리 두 눈 맞추면 달콤했던 새벽도
이제 혼자 세는 별들이 됐고
언제부터였을까, 어디서부터 였을까
차갑기만 한 생각에 빠져들어
언제 더웠는지 모르게 찾아온
새벽 가을바람처럼
갑자기 차갑게 돌아선 너의 뒤에서
이미 젖어버린 너라는 옷을
벗지도, 입지도, 못한 채, 혼자서
추워하는 나를 보고 있어
내 품 안에 들어와 속삭이던 말들도
되감을 수 없는 장면이 되고
우리 두 손 꼭 걸고 다짐했던 약속도
아무 의미 없는 상처가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