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란준

아직도 모르겠어 난

어디에서 어디로 향해야

미소지을 수 있는지

어쩌면 저 보이는 선은

시작점이 없는

동그라미의 것일지 몰라.

 

마음먹은 대로 살아가는 건

손바닥을 들 만큼 눈이 부신데

잠깐 넘어온 그늘 아래서

볕이 드는 곳을

왜 질투를 할까

 

찰나의 치기에 겁먹지는 말자

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그런 모습 소나기에 내려보내고 나면

조금은 안심이 될까.

 

아직도 모르겠어 난

어디에서 어디로 향해야

미소지을 수 있는지

어쩌면 저 보이는 선은

시작점이 없는

동그라미의 것일지 몰라.

 

마음은 자라지 못하고 아직도

어느새 마주해버린 잿빛 숲속

이제는 도맡던 바래지 않는

걱정은 그만둘래

 

아직도 모르겠어 난

어디에서 어디로 향해야

미소지을 수 있는지

어쩌면 저 보이는 선은

시작점이 없는

동그라미의 것일지 몰라.

 

알지도 모르겠어 난

어디에서 어디로 향해야

미소지을 수 있는지

어쩌면 저 보이는 선은

시작점이 없는

끝점 따위 없는

무수히 겹쳐진 나이테일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