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 그 시간에

이창섭

살아가는 순간들 마다

얼마나 많은 일들이

우연이라는 이름에 빛을 잃었는지

믿기 힘든 작은 기적들

 

 

그 자리에 그 시간에

꼭 운명처럼 우리는 놓여있었던 거죠

스쳐 지나갔다면 다른 곳을 봤다면

만일 누군가 만났더라면

우린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사랑하며 순간들 마다

얼마나 많은 말들이

이별이라는 끝으로 밀어 넣었는지

지나서야 깨닫는 일들

 

 

그 자리에 그 시간에

헤어질 차례가 되어 놓여졌던 걸까요

그 말을 참았다면 다른 얘길 했다면

우린 이별을 피해 갔을 것 같나요

잃어버린 반지처럼 꼭 찾을 것 같아

한참을 헤매겠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

 

 

그댈 안아줬다면 울리지 않았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요

정말 헤어지진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