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흐르듯이

지누이트, 이성현

10초가 안 되는 간격

쉴 틈 없이 와이파이에 주입하는 자극의 사이즈는 한 뼘

집 안에 갇혀 압축 당한 관계의 반경

난 혼자서 계획하고 vip 하는 세상에 살아가는 망령

 

역치가 높아진 도파민

모임 자릴 빠져나오고 싶지 목 빠지게

허나 티 내지 못하니 좀 난처해서

괜히 어색하게 느껴 호흡까지

 

그냥 받아주는 거야 적당히

난 지금을 넘겨야 돼

물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함께 흘려

혹시 궁금하지 않은 티를 너무 크게 냈나 해서

못 들은 척하고 괜히 다시 물어

서로 불편하지 않게 여기 섞여 가는 게 낫겠어

 

무슨 얘기 하고 있었더라

멍 때리다가 되물어보는 나에 대한 너의 싸늘한 리액션은 온더락

적당한 추임새로 반응해서 그걸 녹여놔

조여오는 압박을 빠져나가는 게 선수급

거의 티아고 알칸타라

 

이게 딱히 너를 싫어해서, 미워해서,

그런 이유에서라기보단 피곤해서 그래

어제 하루 종일 침대에서 누워있었다가

폰 말고 눈 보고 대화해서 그래

 

딱 한 마디 하는 것도 삐걱대

분위기를 싱겁게 만든 게 나인가 해서 괜히 식겁해 그래

 

인터넷에 맞추어 놓은 대화 스타일은 밖에서는 꽤나 불편해

익혀야 될까 봐 때에 맞는 대답을

적어놔야 되나 수첩에

잉어 새끼 용 될라면 멀었어

정보의 연못에 묶였네

이케아에 스몰 토크 주제는 안 파나

사고 싶어 하나에 백 원에

 

어느 순간부터 잘 알지 못하는 것도 아는 척하게 돼

내가 하는 말의 반은 나무위키에서

남은 절반은 그냥 나오는 대로 뱉어서

너네 집안 사정이 주제가 되면 괴로워 난

가끔 된 것 같지 내가 챗 지피티 아님 삐에로가

아님 내가 부족한가 매너가

 

너의 면전에서 이어폰을 끼지 꽤나 버릇없이

굳이 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말을 꺼내 버려 다시

기분 상하라고 한 건 아니었어, 그냥 별 뜻 없이

좀 움직여볼라고 노력한 거야, 물이 흐르듯이

 

너의 면전에서 이어폰을 끼지 꽤나 버릇없이

굳이 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말을 꺼내 버려 다시

기분 상하라고 한 건 아니었어, 그냥 별 뜻 없이

좀 움직여볼라고 노력한 거야

물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함께 흘려

혹시 궁금하지 않은 티를 너무 크게 냈나 해서

못 들은 척하고 괜히 다시 물어

서로 불편하지 않게 여기 섞여 가는 게 낫겠어

 

언제부터가 연기였나

떠올려 보려 해도 안 기억나

 

채우고 싶어 되려 텅 비운 마음, 그 자리가

비에 잠기는 거야,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