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문자 (Prod. by 알로에 (Aloe))

영센

아침부터 뭐가 이렇게

알람보다 먼저 울리는 거야

처음 보는 낯선 전화번호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들

 

떠지지도 않는 눈을 떠서

힘겹게 확인을 해 봤는데

별거 없고 힘만 쭉 빠지는

그런 내용의 글만 가득해

아니, 이거 왜 보내는데

 

야, 어제 내가 주문시킨 택배

집 앞에 도착한 줄 알았잖아

대출할 생각도 없고

카지노 할 생각은 더 없어

그러니 보내지 마

 

감아지지도 않는 눈을 감아

겨우 좀 잠에 들려 하는데

문자를 보내 알람을 울려

힘겹게 감은 눈 뜨게 만들어

아, 진짜 왜 그러는데

 

야, 어저께 보고 왔던 오디션

합격인 줄 알고 겁나 설렜잖아

주식도 할 줄 모르고

투자할 만한 돈은 더 없어

그러니 이제 그만

 

킹받는 일이 너무 많아서

받을 킹도 없는데

 

야, 오늘 것만 해도 몇 번째야

대체 언제까지 보내실 작정이야

괜한 오해할 뻔했어

오빠라 부르지 좀 마

번호 바꿔서 보내지 마

제발 아무것도 보내지 좀 마

기대하게 하지 마

 

이젠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