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에서

피난

더 이상은 싫어, 몇 번의 여름을 버텼나

기억나지도 않아 무언갈 시작하려 했는데

그게 뭐였더라 그래, 어찌하든 흘러가는 시간들

어찌하든 다가오는 이 여름이 끝나면 나는

녹아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기다릴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여름의 끝에서

오, 그대 혹시 나를 찾는다면 말해줘요

모두 끝났으니 괜찮다고

여름의 끝에서

 

녹아 사라져 버리기 전에

날 데려가 줘요 이 여름의 끝으로

 

기다릴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여름의 끝에서

오, 그대 혹시 나를 찾는다면 말해줘요

모두 끝났으니 괜찮다고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오, 내가 만약 길을 잃었다면 데려가 줄 수 있나요?

여름의 끝으로

여름의 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