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겸(GYE0M)스쳐 가는 시간, 우리는 마침내
도망쳐온 곳에 집을 지었고
드리우던 고독, 여전한 절망에
밤낮이고 우린 숨을 나눴네
또다시 바닷물을 마시고
끝없는 갈증에서 살아도
흩어진 희망들을 모아서 우린
어느새 나아가겠지
우린 결국 가라앉는 땅 위에서
저무는 저녁의 해를 보다가
돌아갈 곳 없는 맘이 떠올라서
아무도 모르게
서두르던 걸음, 세상은 끝끝내
소중한 것들을 놓쳐버리곤
희미해진 사랑, 우리는 그 위에
식어가는 손을 겹쳐 포갰네
또다시 바닷물을 마시고
끝없는 갈증에서 살아도
서투른 온기들을 찾아서 우린
그렇게 살아가겠지
어딘지 모를 하루에서
침몰하는 달 아래에서
목적지 없는 우리는
하루를 또 하루를
찾아 헤매던 이름들과
잊혀져가는 어린 날과
오늘마저도 언젠가
그리워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