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아인

김필(Kim Feel)

길었던 하루 그림잔

아직도 아픔을 서성일까

말없이 기다려 보면

쓰러질 듯 내게 와 안기는데

마음에 얹힌 슬픈 기억은

쏟아낸 눈물로는 지울 수 없어

어디서부터 지워야 할까

허탈한 웃음만이

가슴에 박힌 선명한 기억

나를 비웃듯 스쳐 가는 얼굴들

잡힐 듯 멀리 손을 뻗으면

달아나듯 조각난 나의 꿈들만

두 갈래 길을 만난 듯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다

무언가 나를 이끌던

목소리에 한참을 돌아보면

지나온 모든 순간은 어린

슬픔만 간직한 채 커버렸구나

혼자서 잠들었을 그 밤도

아픔을 간직한 채

시간은 벌써 나를 키우고

세상 앞으로 이젠 나가 보라고

어제의 나는 내게 묻겠지

웃을 만큼 행복해진 것 같냐고

아직 허기진 소망이

가득 메워질 때까지

시간은 벌써 나를 키우고

세상 앞으로 이젠 나가 보라고

어제의 나는 내게 묻겠지

웃을 만큼 행복해진 것 같냐고

아주 먼 훗날 그때 그 아인

꿈꿔왔던 모든 걸 가진 거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