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로이드와 우리

우연소(遇緣所)

햇살이 우릴 삼킨

오후 그림자 아래

달력 끝에 적어둔

비밀을 불렀어

 

귓가엔 오랜 노래

잊은 줄 알았던 꿈

내 심장은 빠르게도 달려가

 

숨 가삐 쏟아진다

이름 모를 계절 속

두 눈을 감고도

네가 보이던 순간

속도를 잃은 하루를

하나씩 털어내며

이 여름을 달려 빛으로 물들여

 

별이 쏟아지는 밤

시간의 다리를 건너

가장 어두웠던

마음엔 빛이 서둘러

 

망설이던 날들이

달리기 시작한 순간

멀어진 기억들 사이

하루가 피어나

 

숨 가삐 쏟아진다

이름 모를 계절 속

두 눈을 감고도

네가 보이던 순간

세상은 어지러워도

우린 선명하니

이 여름을 달려 빛으로 물들여

 

창문 너머의 하늘

어릴 적 상상처럼

구름이 되었다면

어디쯤 흘러가 있을까

 

한 장 남은 폴라로이드

시간은 접혀져도

다시 널 마주할 거야

또 지금처럼

 

단 한 번 불꽃처럼

사라질 것 같던 꿈

두 눈을 감고도

네가 보이던 순간

너라는 온도로

다시 피어난 지금

이 여름을 달려 빛으로 물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