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박영서

오랜만에 만난 너의 얼굴은

여전히 그때처럼 맑고 예뻤어

사랑하는 사람 있다며 웃는 너의 얼굴에

나도 웃어버렸어

 

너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그 남자와 영원을 약속했다며

축복해달라는 너의 그 말에

갑자기 가슴이 쿵 내려앉는 듯해

 

내가 더 좋아했잖아 너를

그 남자보다 내가 너에게 더 어울려

내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그 남자 손 잡지마 지금 가면 끝이잖아

 

용기내지 못했던 지난 날의 내가

너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어

 

내가 더 좋아했잖아 너를

그 남자보다 내가 너에게 더 어울려

내가 더 잘해줄 수 있는데

그 남자 손 잡지마 지금 가면 끝이잖아

 

아직 좋아한다는 말도 못했어

내 마음속에 한 자리는 늘 너였어

사랑해 너를 사랑한다고

여태 하지 못한 말 외치는 나

 

너도 날 좋아했을까 그 때

망설임 없이 너에게 고백했더라면

지금 너의 마음을 채워주는

그 남자 그 남자가 내가 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