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기억

김미정

여전히 내 세상은

너로 인해서 밝아

어서 이 별을 넘어

다시 날 비춰줘

 

내내 까만 하늘에

손을 뻗고 눈을 감으면

꼭 너와 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네가 떠난 후로도

집 창문은 잘 닫히고

스위치도 잘 꺼져

 

맥주 몇 캔이면 잠이 오고

가끔은 꿈을 꾸곤 해 너 없이도

 

그날 입었던 셔츠는 아직 있어

너의 향기 다 빠져도 버리질 못 해

창가에 커튼 사이

우리 보던 하늘은 그대로

 

별은 여전히 제자리인데

우린 왜 서로의 하늘을 잃었을까

 

여전히 내 세상은

너로 인해서 밝아

어서 이 별을 넘어

다시 날 비춰줘

 

내내 까만 하늘에

손을 뻗고 눈을 감으면

꼭 너와 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시간 참 잔인하게 흘러

너 없는 날들을 당연히 만들고

나는 그 당연함 속에서

당연하지 않던 너를 기억해 너 없이도

 

사랑은 늘 왜 늦게야 아프고

이별은 왜 이렇게 조용할까

네가 웃던 그 계절은 이미 멈췄는데

나는 아직 그 안에 살아

 

창밖으로 비친 우리 그림자는 이제

낯선 두 사람이 돼버렸어

 

여전히 내 세상은

너로 인해서 밝아

어서 이 별을 넘어

다시 날 비춰줘

 

내내 까만 하늘에

손을 뻗고 눈을 감으면

꼭 너와 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

 

우리의 모든 장면을

혼자 꺼내보는 영화처럼

끝이 오지 않도록 되감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