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나를 봐줘

가원

잘 지내?

그 말 안 해도 알겠어

나도 괜찮은 척,

익숙해졌고

 

근데 문득

너 생각이 나

아무렇지 않은 날에도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잘 안 돼

 

처음처럼 나를 바라봐줘

그날처럼, 네가 날 보던 그 눈으로

아무 말 없이 웃던 그때처럼

조금만, 아주 잠깐만

 

다시 시작하잔 말은 아냐

그냥 그때처럼

나를 바라봐줘

 

너를 보면

예전 내 표정이 떠올라

괜히 숨기려 애썼던

그 순한 마음

 

이젠 말할 순 없어도

그때 그 눈빛은 아직도 기억나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마음은 그대로야

 

처음처럼 나를 바라봐줘

다시 돌아갈 순 없단 걸 알아도

딱 한 번, 그때처럼만

날 봐줘, 아무 말 없이

 

처음처럼

나를 바라봐줘

 

그게 내가 가진

작은 기다림이야

처음처럼,

나를 바라봐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