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널 미워해야 해

차빈

잘 지내란

이해가 되지 않는 너의 마지막 말

몇 번의 봄을 보냈던 우린데

이미 사랑만큼은 빛이 바랬지만

난 아직도

 

꽃이 피네

너와 보냈던 봄이 다시 돌아왔네

우린 흑백 사진으로 남겠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나고 있는

추억으로 남아있어

 

나 네가 가장 예뻤던 표정과

네가 좋아했던 골목길도

억지로 미워해야만 할 텐데

가장 사랑한 너의 모든 순간을

난 미워해야 해

 

널 사랑했던 이유를 안다면

그 이유를 없앨 수 있다면

조금은 널 잊기 쉬워질 텐데

한 가지 이유도 못 찾는 내가

어떻게 널 잊을 수가 있겠어

 

알잖아 날 너를 이토록 사랑한 날 알잖아

서툰 표현도 이해해 줬잖아

어떠한 노력으로도

이뤄질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너를 보며 깨달았어

 

나 네가 가장 예뻤던 표정과

네가 좋아했던 골목길도

억지로 미워해야만 할 텐데

가장 사랑한 너의 모든 순간을

난 미워해야 해

 

나 혼자 있는 밤이 더 무서워

혼자 있을 방이 더 괴로워

오늘도 아침이 오길 기다려

어두운 밤하늘 아래서 우린

가장 예뻤으니까

 

잘 지내란 이 말은 도저히 난 하고 싶지 않아

너도 오늘만큼은 아파해줘

정말 사랑했는데 어떻게든 더

억지로 널 미워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