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밤

정민

어젯밤엔 참 나쁜 꿈을 꿨어

일어나 보니 눈물이 맺혀서

내 두 손 가득 힘겹게 잡았던

꿈을 놓아주는 꿈을

저물어 가는 하루가 야속해

시간은 왜 늘 빠르게 가는지

욕심만 늘어서 지키지 못할 말만

하는 내가 못나 보여

음 저기 날 바라보며

날아가는 새들의 날갯짓

또 내가 사랑했었던

고즈넉한 저녁 하늘과

너여서 난 버틸 수 있었다고

너여서 모든 게 모든 게

좋았다고 말이야

우린 틀린 게 아니었고

우린 다른 게 아니었어

하고 싶었던 말 하지 못했던 날

여기 모두 남겨 두자

모질던 세상도 불안한 날들도

이 밤에 짙어져 가

이 밤에 짙어져 가

이 밤에 짙어져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