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

유은찬

내가 사는 작은 새장 속에

날 안아줄 빛은 없어졌고

금세 잊혀지는 모습들과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아

 

날아가는 법조차 잊었던

나의 숱한 어제를 지우고

이젠 문을 열고 나가네

 

저 바다를 넘어 다른 세상을 꿈꾸고

내 날갯짓 아래 깊고 푸른 바다를 넘어가자

 

바람 타고 구름을 지나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

바람 타고 구름을 지나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

 

작고 낡은 오랜 기억들은

텅 빈 오늘을 꿈꾸게 하고

어느샌가 짙어진 불안도

익숙함에 묻어져 버렸고

 

그저 묵묵히 전하고 싶던

내 마음은 점점 옅어져도

이젠 문을 열고 나가네

 

저 바다를 넘어 다른 세상을 꿈꾸고

내 날갯짓 아래 깊고 푸른 바다를 넘어가자

 

바람 타고 구름을 지나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

바람 타고 구름을 지나

하늘과 맞닿은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