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연가

이문세

이제 모두 세월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 향기가 가슴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