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나

10CM

오래된 찻집에 비스듬히 앉아

메뉴판을 집어 나에게 건네던

어떤 걸로 할까 아무거나 좋아

난 잘 모르니까 너와 같은 걸로

익숙한 자리에 익숙한 음료는

다 그대로지만 사실은 우리 헤어지던 날

 

그대와 나 그대와 나 그대와 나

 

한참을 기다려 너와 나 사이에

커피잔이 놓여 이제야 따뜻해

난 잘 모르겠어 네가 하는 말들

왜 그리 차가워 나는 좀 놀랬어

나는 바보같이 손을 내젓다가

커피잔을 쏟아 주변을 적시고

늘 같은 실수에 늘 같은 종업원

다 그대로지만 사실은 우리 헤어지던 날

 

그대와 나 그대와 나 그대와 나

그대와 나 그대와 나 그대와 나

 

나는 바보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