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굴

백야

그 이름에 깃들어진 힘을

그 마음에 굳어지는 말을

내 운명에 길을 따르는 너는

또 나는

 

반복되는 고리들에

얽혀있는 인연 같은 노래

사라지다 못한 한 줌의 재가

다시 모여 삶이 되어버렸네

또 운명 같은 이야기의 흐름 속의 존재가

희미하게 살아있네

 

여우굴 아래

유약하게 핀 꽃이

짓밟혀져

또 또

사라지네

 

네 이름에 새겨지는 힘은

네 마음에 뒤엉키는 말은

한 거짓에 녹아 잠드는 너는

또 너는

 

엮여있는 매듭 속에

숨어있는 그림자의 노래

잊혀지지 못한 한 쌍의 목소리가

퍼져 길을 이어버렸네

또 우연 같은 이야기의 흐름 속의 존재가

분명하게 살아있네

 

여우굴 아래

유약하게 핀 꽃이

짓밟혀져

또 또

사라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