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공기

조소현

감기가 들 것 같아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

방금 잠에 들려 했는데

열린 창문으로 익숙한 밤공기가

 

벌써 몇 해가 지났는지

가물한 기억마저

널 떠올리게 하는데

기나긴 여백 끝에

네 자리에 닿길

네가 있길

 

우우우 다 지나가버린

그 어린 날의 추억도

향기들도 모두 잊혀가네

우우우 이미 끝나버린

계절에 끝에서 다시

느껴보는 밤공기에

잠 못 드는 이 밤

 

한땐 얼마나 아꼈는지

때 안 탄 상자 속에

고이 접어둔 그 마음

기나긴 이별 끝에

네 밤으로 가길

거기 있길

 

우우우 다 지나가버린

그 어린 날의 추억도

향기들도 모두 잊혀가네

우우우 이미 끝나버린

계절에 끝에서 다시

느껴보는 밤공기에 나는

우우우 다 지나가버린

그 어린 날의 추억도

약속들도 모두 사라지네

우우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계절에 끝에서

불러보는 네 이름에

잠 못 드는 이 밤

 

감기가 들 것 같아

그만 일찍 자야겠어

방금 잠에 들려 했는데

열린 창문으로 익숙한 밤공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