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소주 한잔

체리베리(CherryBerry)

오늘은 그냥 다 내려놓고 싶어

잔소리도, 핸드폰도 꺼둘래

퇴근길 맘 맞는 친구 하나

“고기 어때?” 말하자마자 콜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스트레스도 익어가고

소주 한 잔 따라보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삼겹살과 소주 한 잔

오늘만은 잊고 싶어

사랑도 일도 다 미뤄 두고

고기 앞에선 진심이야

마늘 하나, 쌈장 살짝

쌈에 싸는 내 인생

이 순간만큼은

완벽해, 나답게

 

옆 테이블 웃음소리 들려와

다들 사는 게 비슷한가 봐

한 모금에 녹아버린

하루치의 속상함

 

가끔은 이런 날도 괜찮아

꾸미지 않아도 나니까

소주잔에 비친 얼굴

생각보다 괜찮더라

 

삼겹살과 소주 둘이

나를 안아주는 밤

세상 뭐든 잊고 웃고 싶어

가벼워진 이 마음

누군가 옆에 없대도

외롭지 않은 순간

이 맛, 이 느낌

이게 진짜 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