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행로난

갈라진 틈새로 메워진

빌딩숲 속에서

우연히 너와 마주한 건

기쁜 일이야

한데 왜 넌 오늘따라

슬퍼 보일까

이 세기가 고대 문명이 될 때를

위해 우릴 새기자

오늘의 안녕은 내일로 미뤄둬

떨어지는 잔해 속에

잊혀지지 않게 붙잡아 줄래

결국엔 사라져 버릴지 몰라도

나는 기억해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까

내 귓가에 속삭여 줄래

불안한 눈빛에 담긴 세계는

이토록 아름답기만 한데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 너의

거짓스러운 미소는

누굴 위한 거야

있잖아 너와 난 말이야

심장의 언어를 알고 있으니까

내 상처를 넘어 수만 킬로미터

혈관까지 전부 다

비밀 따윈 없는

지저분한 사랑으로

떨어지는 잔해 속에

잊혀지지 않게 붙잡아 줄래

결국엔 사라져 버릴지 몰라도

나는 기억해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까

내 귓가에 속삭여 줄래

우리가 머금었던 까만 이 밤이

시리도록 너와 날 적셔가

떨어지는 잔해 속에 잊혀지지 않게

결국엔 사라져 버릴지 몰라도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까

내 귓가에 속삭여 줄래

불안한 눈빛에 담긴 세계는

이토록 아름답기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