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바다

경서

끝내 힘없이 무너져 내린

작은 모래성처럼

겹겹이 쌓인 추억은 흩어져가

큰 바다가 되었잖아

 

너울대는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지켜만 볼 수밖에

주워 담을 수 없어

물속에 가라앉아 부서지고 휩쓸려

 

우두커니 바라만 봐

 

저 수평선에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그냥 지켜만 봐

우리의 바다만큼 깊은 내 사랑은

그대가 멀어질수록 선명해

꼭 내 마음의 깊이 같아

 

작아진 섬, 더는 보이지 않을 때쯤

익숙해지긴 할까

거센 파도는 자꾸 밀려 들어와

내가 설 곳은 좁아져

 

하염없이 눈물이 나

 

저 수평선에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그냥 지켜만 봐

우리의 바다만큼 깊은 내 사랑은

그대가 멀어질수록 선명해

내 마음의 깊이일까

 

이런 내 맘

그대에게 닿을 수 있길 바래

 

멀리서 말 없이 그댈 지켜만 봐

우리의 바다만큼 깊은 내 사랑은

그대와의 흔적들로 채워져

꼭 내 마음의 깊이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