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달력

FIL (필)

봄날 속에

이별이 왔지

 

유난히도 따스했던

그날에 하필 헤어져

 

벚꽃 가득한

예쁜 거리마저도

내겐 아픔만 휘날렸어

 

친구들과 놀러 간 여름바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서 나와 바닷길을 따라 걸었던 건

여전히 그리웠던 거야

 

이별의 달력을 한 장씩 넘긴다

너 없는 계절을 외로이 걷는다

 

서로가 다른 사랑을 했었나 봐

한참 멀리 떠나간 너

 

나만 느린 이별인가 봐

 

장마 비 속이 오히려 더 편했어

괜히 내 마음과 닮아서

 

가을 탄다는 좋은 핑곌 삼아

그리움을 털어내려 꺼내면

 

다시 들어와 제자리로

그만 가라 해도

 

추억은 아직 내 몫인가 봐

 

이별의 달력을 한 장씩 넘긴다

너 없는 계절을 외로이 걷는다

 

서로가 다른 사랑을 했었나 봐

한참 멀리 떠나간 너

 

나만 느린 이별인가 봐

 

이 달력을 한 장 더 넘기면

네가 없는 차가운 겨울이 와

잘 지내니 난 이렇게 지내

 

하얀 눈이 내리는 예쁜 거리가

더 이상 슬퍼하긴 너무 아까워

 

새로운 겨울 지나 봄이 왔을 땐

모든 걸 전부 잊어버린 채

 

너보다 좋은 사람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