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 검은 정장 줄지은 무리

딱딱하게 굳은 얼굴, 또각대는 구두 신고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길

이곳이 곧 저물기를, 해를 기다리는 믿음

 

온통 사라지는 통에 눈을 막고 걸어가

온통 소리치는 탓에 귀를 막고 걸어가

 

회색 도시 검은 정장 끝도 없이 줄지어진

아직 탈 자리가 남았다고 손을 흔들며 올라타라고

주저앉은 한 사람만 신발 끈을 동여매며

고개를 들고

 

쏟아진 비

불어 터진 발

분명해진 색깔, 소란 깊이

싹이 트네

 

온통 사라지는 통에 눈을 막고 걸어가

온통 소리치는 탓에 귀를 막고 걸어가

 

회색 도시 검은 정장 끝도 없이 줄지어진

아직 탈 자리가 남았다고 손을 흔들며 올라타라고

주저앉은 한 사람만 신발 끈을 동여매며

고개를 들고

 

쏟아진 비

불어 터진 발

분명해진 색깔, 소란 깊이

싹이 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