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유톡

오늘도 누런 하늘이 저물어 가는구나

보이는 것만 기억하는 이 세상 아래로

나의 고된 노력들은 먼지처럼 흩어지겠지

보이지 않는 것은 쉽게 잊혀져버리니까

 

내게 남은 것은 쓰다 버린 열정의 흔적뿐

이상이 현실에 부딪힐 때 어딘가 떨어진

사실 버린 것이 아니라 버려진 것인데

이젠 상관없지 이미 잊혀졌으니

 

하고 싶은 것들이 부질없는 짓이라더라

앞장 서서 나가도 쓸데없는 짓이라더라

열심히 달려봤자 소용없는 짓이라더라

어쩐지 쉼 없이 가도 가도 제자리더라

 

강 위로 떠가는 지하철은 더 이상 낭만이 아니다

늘 다르다 생각했던 구름은

따지고 보면 회색빛을 품었다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어찌나 시끄러운지

눈물로 눈을 적셔도 눈빛이 말라가는 건 왜일까

 

내게 남은 것은 쓰다 버린 열정의 흔적뿐

이상이 현실에 부딪힐 때 어딘가 떨어진

사실 버린 것이 아니라 버려진 것인데

이젠 상관없지 이미 잊혀졌으니

 

하고 싶은 것들이 부질없는 짓이라더라

앞장 서서 나가도 쓸데없는 짓이라더라

열심히 달려봤자 소용없는 짓이라더라

어쩐지 쉼 없이 가도 가도 제자리더라

 

꿈을 꾼다는 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더라

어린 날을 추억함도 쓸데없는 짓이라더라

지키려 애써봤자 소용없는 짓이라더라

어쩐지 쉼 없이 가도 가도 제자리더라

 

줄 없는 기타에도 소리가 있고

말 없는 얼굴에도 감정이 있고

찢어진 종이에도 색이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쓸모없단 말인가

 

내게 남은 것은 쓰다 버린 열정의 흔적뿐

이상이 현실에 부딪힐 때 어딘가 떨어진

사실 버린 것이 아니라 버려진 것인데

이젠 상관없지 이미 잊혀졌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