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색그래피티

도비비(Dovlvl)

가는 시선 따라 이리저리 휘청이는 널

가만히 바라보기엔 너무너무 한심해

어쩌면 내 질문이 널 망치는 것 같아

좋아

 

내가 볼 땐 넌 얇디얇은 풍선 같아

겉으로 바라보기엔 잔뜩 부풀어 있지만

뾰족한 말에 쉽게 터져버리고 말 거야

 

그런 널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지쳐서 다칠 너의 마음이

괜히 내가 아파서

 

바로 네게 지금 전화해

나는 정의로운 세상 속의 사람이니까

 

가늘고 빛바래버린 너의 색안경을

나라는 색깔의 빛으로 물들여줄게

 

우리를 닮은 이 세상은

우리가 나아갈 이 세상은

 

철저하니까

지독하니까

그런 거니까

너무 피곤하니까

 

네가 생각해도 확실히 그렇잖아

겉으로 바라보기엔 잔뜩 겁이 나 보여도

난 강하게 굳게 버텨내고야 말 거야

 

이런 난 널 내버려둘 수 없어서

지쳐서 다칠 너의 두 발에

상처 줄 수 없어서

 

어서 나를 따라와

근데 너를 정의하는 나는 대체 누구야?

 

우리를 헤집어버린 나의 색안경을

어떤 색깔, 어떤 빛으로 물들여야 해?

 

마치 나를 닮은 이 세상은

우리가 나아갈 이 세상은

 

이제 그만 널 두려워하지 말아 줘

이제 그만 꽉 쥔 주먹을 열어줘

더 이상은 널 밀어내지 말아

더 이상 날 가두지 마

 

이제 그만 날 두려워하지 말아 줘

내 삶에 갇히니까

모든 건 다 널 위해 그런 거니까

모든 건 다 우리가 만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