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타령

신유진

중 하나 올라간다 중 하나 올라간다

다른 중은 내료난디 이 중은 올라간다

이 중이 어디 중인고 몽은사 화주승이라

절을 중창허랴허고 시주집 내려왔다

날이 우연히 저물어져

흔들흔들 흐늘거리고 올라갈제

저 중의 맵시보소 굴갓 쓰고 장삼 입고

백팔 염주 목에 걸고 단주 팔에 걸어

용두 새긴 육환장 채고리 많이 달아

처절철 툭탁 짚고 흔들 흔들 흐늘거리고 올라갈제

중이라 허는 게 솟가에 가도 염불 절에서도 염불

염불을 많이 허면 극락 세계 간다더라

나무아미타불 원산은 암암허고 설월이 돌아오는디

백저포도 장삼은 바람결에 펄렁 펄렁

염불을 허는디

 

아아아아아 어어 어어 어어어 으으으 으으

아 상례소수 불공덕 회양삼천 실원만

원앙생 원앙생 제불중천 제갈영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허고 올라갈제

원앙생 원앙생 제불중천 제갈영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허고 올라갈제

한곳 당도허니

어떠한 울음소리 귀에 얼른 들리거날

저중이 깜짝 놀래

이 울음이 웬 울음 이 울음이 웬 울음

마외역 저문 날에 하소대로 울고 가는

양태진의 울음이냐

이 울음이 웬 울음 여호가 변화허여

날 홀리는 울음인거나

이 울음이 웬 울음 죽장을 들어 매고

이리기웃 저리기웃 기웃 거리고 올라갈제

한 곳을 바라보니 어떠한 사람이

개천물에 풍덩 빠져

거의 죽게가 되었구나 거의 죽게가 되었구나

 

저 중 급한 마음 저 중 급한 마음

굴갓 장삼 훨훨 벗어 되는대로 내던지고

버선 행전 다님 끄르고 고두누비

바짓가래 따달딸딸 걷어 자개미 딱 붙여

무논의 백로 격으로 징검징검 징검 거리고 들어가

심봉사 꼬두래 상투를 애뚜루미 쳐

건져놓고 보니 전에 보던 심봉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