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신한 새벽 철없는 내일

안희수

너를 담은 후로 몸이 가볍고

잠도 잘 잘 수 있게 됐어

말라버렸던 나의 텃밭에

궁금할 수밖에 없는 비가 와

 

떠다니는 질문들이 많지만

오늘은 한 개만 집었어

시작의 열쇠는 상상의 늪

기꺼이 빠져 허우적댈래

 

적당한 긴장감 매일 얻는 힌트

그게 내 볼을 붉히고

멍든 밤이 와도 기댈 수 있도록

푹신한 새벽을 준비해 놓을게

 

늘 걱정이 많은 나에게 너는

다 잊게 해줄 수 있다며

한숨을 뱉던 나를 세우며

나의 공식을 지우고 있어

 

커다란 다정함 매일 먹는 믿음

그게 날 변하게 하고

뾰족한 하루도 무뎌질 수 있게

푹신한 새벽에 기대어 잠들자

 

지금의 이 다짐이 오래오래

너의 바다에 유영하기를

 

안개로 덮인 길 빛이 보이는 곳

그게 사랑이길 바래

멍든 밤이 와도 기댈 수 있도록

푹신한 새벽을

 

잔인한 세상 속 유일한 도피처

그게 내 품이길 바래

자라난 절망도 잘라낼 수 있게

철없는 내일을 공들여 만들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