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이 오면

기니비니

조용히 불어오는 여름밤의 바람

그날의 너를 다시 데려와

말없이 걷던 그 골목길 끝에

우리의 웃음이 아직 남아 있어

 

잊은 줄 알았던 네 목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을 적셔

잠깐 스쳐간 계절이라 하기엔

너무 선명해, 아직도 아련해

 

여름밤이 오면 널 떠올려

별빛 아래 속삭이던 말들

잡지 못한 너의 손끝이

이젠 바람처럼 스쳐가지만

그 밤은 아직 내 안에 살아 있어

 

가로등 불빛 아래 네 그림자를

혼자 그려보다 눈을 감아

다신 없을 그날을 잊지 못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웃던 네 얼굴이 선명해서

가끔은 나도 웃게 돼

그게 마지막이라도

좋았던 순간이니까

 

여름밤이 오면 널 떠올려

서툴렀던 사랑조차 예뻐

어쩌면 그 계절 안에서

우린 가장 빛났는지도 몰라

그 밤은 아직 내 안에 살아 있어

 

사라지는 계절 속에

너란 사람, 너란 온기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라도

기억할게, 그 여름밤을

 

여름밤이 오면 널 떠올려

지나간 사랑이라도 괜찮아

넌 내 기억 속에서

늘 그 자리에 있어

그 여름밤처럼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