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권진아

어떻게 지냈어

정말 여전히 그대로네

그때의 난 너무 어렸다고 늘어놓기엔

먼 길을 지나 변명할 필요도 없게

이젠 너무도 우린 다른 길에 있어

 

너만큼 날 웃게 했던 사람은 없었어

너만큼 날 울게 했던 사람도 없었지

네 곁에 그 사람 잘 어울려

나를 바라봤을 때의 그 눈으로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하겠지

예전처럼 서툴지는 않게

네가 자꾸 어른처럼 웃으니까 어색해서

문득 그리워진 그때의

나 너 우리

 

반가울 줄 알았지만 조금 두려웠어

혹시라도 널 보면 흔들려버릴까 봐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했었지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고

네가 자꾸 예전처럼 웃으니까

괜시리 또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아

 

이제 다신 그때의 우리처럼 사랑할 수 없을 걸 알아

서툴러서 소중했던 시절

왜 그땐 몰랐을까

 

고마웠어 철없던 날 용서해

불안하기만 했던 내 약점이었던

아끼는 실수였던 어린 날의 너와 나

이제는 많은 걸 너무 다 알아버린

 

나 너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