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

윤준

빌어먹을 사랑이라는 거

어쩌면 그게 필요할지 몰라

베어 먹을 것들을 찾아서

기어다닌 우린 알게 되었네

이런 거지 같은 거

다신 안 할 테니까

나의 주린 배를 채워줘

부끄럽지 않도록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어쩌면 나도 모를 테지만

덜떨어진 것들을 또 더듬어보려다

먼지만 잔뜩 먹을지 몰라

 

이런 거지 같은 거

다신 안 할 테니까

서성 거리는 걸음을 따라서

두 손을 잡은 춤이 되어줘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어쩌면 나도 모를 테지만

덜떨어진 것들을 또 더듬어보려다

먼지만 잔뜩 먹을지 몰라

여기저기 헤집어 봐도 없는 것 같아

어쩌면 나는 알고 있었나

꺼져가는 것들을 또 더듬어보려다

먼지만 잔뜩 먹을지 몰라

떠다니는 무지개를 잡아보려다

사랑도 빌어먹을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