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는 이유로

이세준(유리상자)

향긋한 바람은 늘 너를 떠올려

피어나는 꽃잎은 또 너를 불러

햇살에 묻어 둔 내 오랜 마음도

바람결에 보여질까 두려워

 

미소로 다듬던 상처의 조각

잦아진 한숨에 가득 찬 공백

너 없는 세상엔 봄도 차가워

이유가 사라져도 그렇게 살아져 또 흠

 

더 신나는 멜로디로 감춰

네가 떠난 자리에서 내가 춤춰

아픔을 가릴 수는 없지만

난 노래하며 기다려 너를

이 봄날에

 

너와의 흔적은 아직 선명해

설레던 순간은 늙지도 않아

너 없는 세상엔 봄도 차가워

흩어지는 꽃잎은 위로일까 조롱일까

 

더 신나는 멜로디로 감춰

네가 떠난 자리에서 내가 춤춰

아픔을 가릴 수는 없지만

난 노래하며 기다려 너를

 

봄이라는 이유로 넌 떠나서

햇살은 내 맘을 더 아프게 해

내 슬픔 들키긴 아직은 싫어

노래 속에 감춰 두고 부를게

 

더 신나는 멜로디로 감춰

네가 떠난 자리에서 내가 춤춰

아픔을 가릴 수는 없지만

난 노래하며 기다려 너를

이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