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는 중

임단우

익숙한 골목 끝에 남은 발자국

아직도 너와 나를 부르는 듯해

흩어진 바람 끝에 기대어 보면

손끝에 닿던 온기만 흐려져 가

 

사라진 줄 알았던

너의 흔적들이

밤이 되면 문득 내 안에

다시 피어나곤 해

 

괜찮아지는 중이야

조금은 흔들려도

지나간 시간에 너를 놓아보는 중이야

아직은 가끔 너를 부르지만

이렇게라도 나 괜찮아지는 중

 

멀어진 거리마다 네가 머물러

아무 말 없이 나를 스쳐 가네

눈 감아도 선명한 너의 잔상들

조용히 나를 감싸는

이 밤 속에 나 머물러

 

괜찮아지는 중이야

한 번쯤은 울어도

기억의 틈에서 너를 흘려내는 중이야

언젠간 무뎌질 걸 잘 알지만

이렇게라도 난 괜찮아지는 중

 

너 없이도 괜찮다고

시간에게 말해도

되돌아보는 나는

여전히 너를 찾고 있어

 

괜찮아지는 중이야

이게 사랑의 끝이니까

한 걸음 멀어져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괜찮아지는 중이야

 

이렇게라도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