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번째 생일

권장혁

열두시가 이제 몇 분도

남지 않았어

미안하지만 아무도

초대하진 않을 거야

너무 슬프게 울지는 말아 줘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종소리가 끝나면

오늘은 내 마지막 날

마침내 눈을 감고

기다렸지만 기대했지만

하늘을 올려 봐도

꽃 같은 건 떨어지지 않아

미친 듯 뛰어 봐도

나 같은 건 쳐주지도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스물 하고도 일곱 번째 생일

아쉬운 마음에 촛불만

힘없이 불었지

 

종소리가 끝나면

오늘은 내 마지막 날

마침내 눈을 감고

기다렸지만 기대했지만

하늘을 올려 봐도

꽃 같은 건 떨어지지 않아

미친 듯 뛰어 봐도

나 같은 건 쳐주지도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스물 하고도 일곱 번째 생일

아쉬운 마음에 촛불만

하늘을 올려 봐도

꽃 같은 건 떨어지지 않아

미친 듯 뛰어 봐도

나 같은 건 쳐주지도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스물 하고도 일곱 번째 생일

아쉬운 마음에 촛불만

힘없이 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