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

이승열

낡은 옷을 여미며

걷고 있는 느린 그림자

하루의 끝 외로운 그댄

또 어떤 일로 지쳤나요

 

아득한 길 멀기만 한데

달빛마저도 잠들어

불빛 하나 절뚝거리듯

그대 뒤로 깜빡이는 밤

 

한 장 쓰다 만 하루

지우고 만 마지막 빈칸

산다는 건 알 것 같아도

적을 수 없는 글 같은 것

 

그대 이 밤 맘껏 울어요

아픈 가슴 풀린다면

산다는 건 매일 나에게

수고했다 말해 주는 것

 

한 장 쓰다만 하루

지우고만 마지막 빈칸

산다는 건 알 것 같아도

읽을 수 없는 글 같은 것

읽을 수 없는

글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