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사랑하겠어

연정(YEONJEONG)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숱하게 날 찾아왔던

오늘의 밤엔 왠지 빛나는 것 하나 없지

 

내게서 모든 빛을 앗아갈 거라

말해오는 그림자와

어둑해진 거리가 나를 삼킬 순 없도록

빛바랜 거릴 물들일게

 

소리 없이 울었던 저녁을 사랑하겠어

눈물에 짓눌려 부서지지 않기 위해서

에-오 날 부르는 희미한 빛을 따라

어둠을 품에 안고서 나의 저녁을 사랑하겠어

 

강하게 날 밀어내는

어둠 속에 떠밀려도

너는 날 집어삼키진 못해 난 알고 있지

 

내 작은 세상 무너뜨릴 거라고

다가오는 긴긴밤에

흔들리는 거리가 나를 삼킬 순 없도록

어지러운 거릴 마주할게

 

소리 없이 울었던 저녁을 사랑하겠어

눈물에 짓눌려 부서지지 않기 위해서

에-오 날 부르는 희미한 빛을 따라

어둠을 품에 안고서 나의 저녁을 사랑하겠어

 

에-오 날 부르는 희미한 빛을 따라

에-오 날 깨우는 새벽노을빛을 따라

소리 내 웃을 수 있는 날 찾아내고

숨죽인 거릴 뛰어가 나의 저녁을 사랑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