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유희

잃어버린 하늘을 찾아

사라진 빛들을 찾아

터벅 터벅 땅만 보며 걷는 나에게

아무 말이라도 해줘

 

사실 나도 알아

여긴 나 홀로라는 걸

나도 잘 알아

기억은 모두 사라졌다고

작은 목소릴 들어줬던 건

저 하늘 뿐이야

 

지지 말아줘요 이 생애에는

무한한 우주 속을 홀로 떠있지 않게

제발 흐린 날에도 나를 위해 빛이 돼주오

이게 사라질 꿈이라면

난 깨지 않을래

 

긴 터널 속에

방향을 잃은 듯

돌아갈 수도 끝낼 수도 없어

 

이 끝은 어디냐고 소리쳐봐도

돌아오는 건 메아리 뿐

 

사실 나도 알아

여긴 나 홀로라는 걸

나도 잘 알아

기억은 모두 사라졌다고

 

작은 목소릴 들어줬던 건

저 하늘 뿐이야

 

지지 말아줘요 이 생애에는

무한한 우주 속을 홀로 떠있지 않게

제발 흐린 날에도 나를 위해 빛이 돼주오

나도 그댈 위해 아낌 없이 줄테니

 

하얀 꽃잎이 날리던 그 밤에

너는 바람을 타고

작은 빛을 건네주고선 사라졌던 밤

그 봄밤을 기억하겠어

 

지지 말아줘요 이 생애에는

무한한 우주 속을 홀로 떠있지 않게

제발 흐린 날에도 나를 위해 빛이 돼주오

이게 사라질 꿈이라면

난 깨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