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손혜은

저 멀리 손짓하는

바람을 타고

소리 없이 밝아온

아침을 맞으러

어제의 걱정들은

봄비로 내리고

푸르게 펼쳐지는

햇살을 맞으러

그 어딘가에 있다고 말하네

낮게 뜬 구름 사이 모여드는

이야기는

쉬지 않고 흐른다

흐린 하늘엔 무지개가 뜨고

두 볼을 간지럽히는

낯선 바람에 새로이 고개를 든다

서늘해진 바람이

나를 스치는

길어지는 달빛이

저무는 곳으로

그 어딘가에 있다고 말하네

흩어진 말들 사이 모여드는

이야기는

쉬지 않고 흐른다

흐린 하늘엔 무지개가 뜨고

두 볼을 간지럽히는

낯선 바람에 새로이 고개를 든다

쉬지 않고 흐른다

붉게 물든 잎사귀 끝자락으로

두 볼을 어루만지는

낯선 바람에 새로이 고개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