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틀었어

신현우

바쁜 하루의 끝

어김없이 집에 오니

내방 온도가 나른하게 해

아침에 널어논

빨래 냄새가 좋아서

이불을 펴고 침대에 누웠어

고요한 숨소리가 들리고

남아있는 형광등의 잔상이

다 사라질 때쯤

음악을 틀었어

이 밤은 또 틀렸어

너와 듣던 그 노래가

우리 추억을 데려와서

잊은 듯 살다가

보통으로 살다가

매일 밤 잠든 내 눈물을

어김없이 음악이 깨웠어

울리는 전화도

내일을 핑계 삼아서

모른척하고 두 눈을 감았어

첨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태연한 척 살아가고 있다가

조용한 밤이 오면 난 네가 그리워

음악을 틀었어

이 밤은 또 틀렸어

너와 듣던 그 노래가

우리 추억을 데려와서

잊은 듯 살다가 보통으로 살다가

매일 밤 잠든 내 눈물을

어김없이 음악이 깨웠어

파란 새벽이 찾아오면

너의 기억이 날 찾아와

널 잊지 못해

아픈 나처럼 너도 이 노랠

들었으면 해

음악을 틀었어

이 밤은 또 틀렸어

너와 듣던 그 노래가

우리 추억을 데려와서

잊은 듯 살다가

보통으로 살다가

매일 밤 잠든 내 눈물을

어김없이 음악이 깨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