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버버

장범준

앞에만 서면 말 못 하고

버벅거리는 습관이 생겨서

 

내 마음은 그렇게 쉽지가 않지만

이 마음은 이렇게 쉽게 아프네요

앞에만 서면 말 못 하고

버벅거리는 습관이 생겨서

눈도 못 맞추고 굳어버리는 바보가 됐어

 

아 아 아 안녕하세요

저 혹시 그 남자친구

아니 전화번호 주세요

아 네? 전화번호가 없어요?

 

내 마음은 그렇게 쉽지가 않지만

이 마음은 이렇게 쉽게 아프네요

 

앞에만 서면 말 못 하고

버벅거리는 습관이 생겨서

눈도 못 맞추고 굳어버리는 바보가 됐어

 

아 저는 저 이상한 사람은 아니고요

전에 봤던 사람이에요

자꾸 그 꿈에 나오고 계속 너무 제가

가슴이 정말 터질 거 같거든요 아

 

온종일 밥도 잘 못 먹고

한숨만 쉬는 감정이 생겨서

자꾸 떠오르고 멍해지는 병에 걸렸어

앞에서 말도 잘 못하고

숨어버리는 습관이 생겨서

눈도 못 맞추고 버벅거리는 바보가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