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그루

닿지 않는 그 곳에

나무 한 그루 남아

빗발치는 세월을 버티고 있죠

 

비바람이 불던 날엔

비에 흠뻑 젖어서 오롯하던 그 마음

영롱히 빛이 났죠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던 그 기억

푸르던 날에 따듯하게 감싸주면

햇살 너머로 아른거리던 그 순간이

잡힐 듯 말듯 사라진다

 

잊고 지낸 오랜 그 곳

나무 한 그루 남아서

아물다만 상처에

다시 또 꽃 피우며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던 그 기억

푸르던 날에 따듯하게 감싸주면

햇살 너머로 아른거리던 그 순간이

잡힐 듯 말듯 사라진다

 

닿지 않는 그 곳에

나무 한 그루 남아

기다리고 있죠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