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Prod. 추수민)

한성일

어느날 문득

매일 보던 거울에

내가 아닌 그 사람의

웅크린 등이 보여

 

아무도 몰래

혼자 슬픔을 식힌

그 사람의 작은 숨소리가

어딘가에 울려

 

아아

무겁게 떨어진다

 

아아

누군가의 눈물 한 방울로도

잠겨죽을 것 같을 수 있구나

 

나를 돌아봐줘요

내 눈을 맞추고

울어줘

 

자꾸 혼자가 되려 해

안아줄 순 없는가요

나 여기 있는데

 

더 가면 안 되는데

 

이름 없는 이름 짓지

못한 모든 감정들과

미처 전부 숨지 못한 마음들이

화상처럼 남아

 

앞서 걷는 너의 급한

걸음 뒤로 흘러넘친

그림자에 그 눈 속에

그 안에 내가 있을 텐데

 

나를 돌아봐줘요

내 눈을 맞추고

울어줘

 

내가 알아버릴까 봐

같이 아파할까 봐

괜찮은 척 마요

 

괜찮단 말 마요

그 말이 더 아파

 

내 눈을 맞추고

너의 눈을 맞추면

내가 알아볼게요

그러니 언젠간

 

뒤돌아봐줘요

네 모든 슬픔을

내게 다 건네줘

 

얼마나 많이

숨죽여 울었을까